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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만의 Wise Counsel>한국에서 육아를 한다는 것
 

[경인종합일보 전경만 기자]

아이를 낳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특히 평균 소득이 부족할수록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에게 들어가는 것들을 국가보다 개인이 더 많이 준비해야 하는 시스템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 아이는 최고가의 사치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생에 가장 비싼 사치품인 아이들을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일은 가장 먼저 아이와 지근거리에 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생후 6개월 이내 라면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고 보건소와 병원을 오가며 아이가 성장해가면서 필요한 예방 및 면역주사를 주기적으로 맞추는 것에서부터 옷과 침구까지 모조리 부모가 준비해야 한다. 이 사이에 개인을 위해 무엇을 할 시간은 없다. 그러나 이때 까지만 해도 육아는 가장 쉬운 단계에 해당된다.

아이가 조금 성장해서 걷기 시작하면 집안에 있는 모든 위험요소를 실시간으로 제거해야 한다. 하다못해 뾰쪽한 모서리조차 아이에게는 위험이 될 수 있다. 국가가 관리하지 못한 식품과 유해한 성분으로부터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조금 시간이 난다. 그러나 짧은 시간이다. 반면에 이제부터는 돈이 정말로 많이 들어간다. 한국인의 평균소득을 자신이 벌고 있다고 가정할 때 소득의 반 이상이 아이에게 투자된다. 아이가 학교수업이외에 무엇을 배우고자 한다면 학원에 보내게 되는데 부모가 생각하는 학원비와 실제 학원비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자신이 비정규직 이거나 저소득층에 해당된다면 아이를 학원에 보내기 어려운 것이 실제 한국의 현실이다.

아이가 성장해서 고등학생이 되면 부모의 허리는 더 휘어진다.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대한민국의 평균 영어 또는 수학의 과목별 학원비는 40만원에서 60만원 사이다. 두 과목을 선택해 학원을 보내면 월 평균 8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요즘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9급 공무원의 급여가 월평균 수당 포함해 180만원이란 것을 감안한다면 학원비는 너무 큰돈이다.

공부를 잘해서 대학에 들어간다면 입학금을 포함한 첫해에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은 1000만원이 넘는다. 전반기와 후반기 각 별도이므로 대학생 아이는 약 2000만원 상당의 돈을 사용하게 된다. 문제는 우리나라 저소득층 대부분이 연봉 2000만원 이하이며 3000만원 이하에 해당하는 노동자가 1000만명에 육박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결정이다. 혹시 연봉이 3000만원 이하의 노동자이거나 평생 급여가 오르지 않는 비정규직 이라면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만용에 가까운 일이다.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예산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의 선택은 늘 비슷하다, 아이를 지근거리에서 돌봐주는 것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다. 영화보기, 독서, 영행은 꿈도 꾸기 힘들다. 그런데 정부는 자꾸 아이를 낳으라고만 한다. 지난해 30대와 20대에 해당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이런 육아문제 이었다. 젊은 층들이 결혼을 꺼려하는 이유는 결국 육아를 위해 희생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 문제를 실질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부를 구성하는 고위층은 대부분은 저소득층이 아니고 또 비정규직도 아니기 때문이다. 거듭 말하지만 한국에서 정규직이라고 할지라도 부부합산 소득이 월평균 400만원 미만이거나 평생 제자리 급여자인 비정규직이라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자신과 아이 모두를 위해서 말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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